[제1회 내가느낀질경이] 우수상_홍정자님

작성자
질경이우리옷
작성일
2019-07-03 09:33
조회
1419


[제1회 내가느낀질경이] 우수상_홍정자님


친구의 화사한 옷차림에 반해서 처음 명륜동 매장을 찾았을 때 서슴없이 내가 입을 옷이라는 결정을 했다. 그리고 10여 년, 기회 있을 때 마다 매장을 기웃거리다 보면 늘 새로운 상품에 매료당한다.

질경이 우리옷은 자연 친화적이다. 습하고 변화가 심한 우리나라 기후와 우리 몸에 맞게 우리 땅에는 자연물(마, 면, 모, 명주 등등) 을 채취한 소재로 옷을 만들었다. 거추장스런 한복의 치마폭을 줄이고 저고리의 아름다운 곡선을 살려 넉넉한 품으로 바꿨으며 고름을 매듭이나 단추로 장식했다. 옷에 구속되지 않고 내가 옷의 주인이 되어 내 몸에 맞는 맞춤복으로 개성을 살렸다. 옷이 마음에 들면 기분이 유쾌해진다. 넉넉한 옷을 입으면 자유스러워지고 평온해진다.

옷을 보면 그 사람의 품격을 알 수 있다. 옷을 통해 사람의 생각과 습관도 바뀌게 된다. 단아한 옷을 입으면 함부로 행동할 수 없다. 또한 심정적으로 너그러워지고 가지런해지며 마음이 한곳으로 차분히 모아지는 느낌이 든다. 옛 선비들도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서 글을 쓰지 않았던가.

내가 질경이를 즐겨 입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착용감이 가볍고 편안하여 글을 쓰는 나에게는 최상의 자유스런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체형에 관계없이 넉넉한 품에서 오는 여류로움은 누구나 소화해 낼 수 있다. 양장바지는 앉았다 일어날 때 불편하고 허리가 조이지만 질경이 바지는 허리끈으로 조절하여 허리에 힘을 받을 수 있고, 마음대로 조일 수 있어 활동적이다. 다리나 허리가 반듯하지 못한 사람도 커버해주고 뚱뚱한 체형도 무난하게 입을 만하다.

둘째는 실용적이다. 여름옷은 대부분 소재가 면이나 자연섬유이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고 물빨래로 자주 세탁할 수 있어 위생적이다. 천연염색의 멋스러움으로 세탁을 해도 퇴색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은근하고 더 기품이 있어 보인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통풍이 잘 되어 좋고 다림질할 때도 구기말이 잘 펴진다.

셋째는 경제적이다. 겨울에 실크나 모 소재는 가격대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같은 값의 다른 옷에 비해 산 편이다. 유행을 타지 않아 오래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색상 디자인이 다양하여 여러 가지로 코디를 하여 부담없이 입을 수 있다. 게다가 바느질이 꼼꼼하고 섬세하여 헤질 때 까지 실밥 한 올도 수선할 필요가 없다. 낡아서 못 입지 모양이 변하거나 실증이 나서 버리는 경우가 없다. 원단을 빨아서 옷을 짓기 때문에 늘거나 줄어드는 변형이 되지 않는다.

또한 사계절 다양성의 옷을 만들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고유한 우리 옷에 기본을 두고 면소재의 일상복에서 모시나 실크와 모직에 손수를 놓고 전통문양을 넣은 화려한 외출복은 예술작품이다. 거기에 각종 소품(모자, 목도리, 노리개, 장신구, 신발) 까지 갖추어 있어 품위 있는 차림새를 연출 할 수 있다. 색동무늬를 배합한 어린이옷을 아이들에게 입혔더니 아주귀엽고 활동적이다.

질경이 우리옷은 명절이나 행사 때나 입는 옷이 아닌 생활복으로 오랜 세월 자리매김해왔다. 질경이의 끈질긴 생명력은 척박한 땅 어디에서나 자라듯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사랑을 받는 옷이 되었다. 또한 자연섬유를 연구하고 다양한 문양을 창작하는 새로운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천연인 질경이 옷은 우리도 흙으로 돌아간다는 관념이 있어서인지 더 k랑하고 애착이 가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