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선(웃음치료사)

작성자
질경이우리옷
작성일
2019-07-03 08:57
조회
1379


질경이 옷을 입기 시작한 건 작년 5월이었어요.
인천에 있는 시각장애인 학교에 웃음치료 강의를 나갔을 때였어요.
웃음치료라는 것이 생소한 분도 많으실텐데,
웃음치료는 땀이 많이 나는 일이예요.
양복을 입고 웃음치료를 하고나면 땀에 젖어서 종종 불편했었어요.

우연히 기회가 생겨서 질경이를 사서 입어봤는데,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고, 편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어요.
강사는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좋았지요.

특히 어르신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땀 흡수도 잘되고 착용감도 좋았고요.
움직임도 편했어요. 웃음치료를 하다보면 강의 중에 움직임이 많거든요.
한번 입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강의복으로 질경이 옷을 여러 벌 사서 계속 입었어요.

처음엔 강의할 때만 입다가, 나중에는 너무 편해서 평상복으로도 입었는데,
‘도하는 사람이냐’, ‘너무 튀는거 아니냐’라고 주변에서 말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내가 그 옷으로 편해질 수 있다면 그게 더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하고 생각해서 계속 입게 되었고요.
나중에는 주변사람들도 하나 둘 질경이 옷을 사입기 시작했고,
때로는 제가 주변분들께 질경이 옷을 선물하기도 했고요.

제가 질경이 옷을 입고 웃으면 그 모습이 참 자연스럽다고들 해요.
저의 웃음치료 강의와 질경이가 격이 잘 맞는다는 거예요.
참 감사한 일이죠.

질경이 옷을 입고 웃음치료를 하면서 느낀 건 옷에 따라 심성이 달라진다는 거예요. 멀쩡하던 남자도 군복을 입으면 말씨나 행동이 거칠어지고,
양복을 입으면 신사가 되잖아요?
그럼 질경이 옷은 저에게 어떤 작용을 하냐고요?

제가 질경이 옷을 입는 이유는 한마디로 ‘잘 웃을 수 있는 옷’이어서예요.
제 웃음의 트레이드마크가 바로 질경이 우리옷인 셈이죠.
질경이 옷을 입다보니 양복 입을때 보다 뭔가 달라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이제는 사람들이 제 옷만 보고도 직업을 알아보기까지 해요.

제가 웃음치료사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어쩐지 잘 웃으시더라고요”라고 대답해요. ‘웃음치료사’라는 이미지에 잘 부응하는 옷이 바로 질경이 우리옷인 셈이니 저는 고마울 밖에요.

웃음은 내 직업이자 삶인데, 웃음은 알리기도 쉽고, 말하기도 쉬워요.
제가 질경이 옷을 계속 입는 걸 보니,
웃음은 양복보다 우리옷에 더 잘 어울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