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님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작성자
질경이우리옷
작성일
2019-06-20 10:20
조회
1574


제가 23년간 질경이 옷을 입었으니,
아마 제가 질경이 옷을 제일 오랬동안 입지 않았나 합니다.
입성을 옷이라고 합니다. 옷의 뜻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 옷을 입으면 자연을 배척하지 않게 되요. 비바람이 불면 자연을 피하고 싶은데, 옷을 입으면 자연을 끌어들여 같이 살게 합니다.


둘째, 옷을 입으면 사람의 개성이 생깁니다. 옷의 모양, 쓸모, 빛깔에 따라 사람들은 개성을 갖고 서로 어울리죠. 인간이 사회적인 짐승이라는 걸 옷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옷은 사람 몸의 열을 보호하고, 옷을 입으면 사람이 어디 부딪혀도 좀 덜 다치잖아요. 그러니 옷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쓸모 있는 생활의 도구입니다.


그런데 우리옷 질경이는 이 세 가지를 가장 과학적으로, 예술적으로 발전시켜왔다고 생각해요.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켰느냐. 크게 세가집니다.


첫째, 옷의 쓸모가 좋아요. 옷은 쓸모가 있어야 해요. 옷은 사람이 필요해서 입는 거니까요. 그런데 질경이 옷은 일하기도 좋고, 나들이하기도 좋아요. 특히 나들이할 때 질경이 옷을 입으면 개성이 생기죠. 또 질경이 옷을 입으면 앉았다 일어났다 하기도 참 편해요.


둘째, 빛깔이 좋습니다. 질경이는 자연에서 눈으로 확인하는 빛깔을 옷 빛깔로 만듭니다. 하늘빛도 너무 짙게 푸르면 눈에 충돌이 와서 눈이 나빠지거든요. 질경이 옷은 자연의 빛깔을 옷에 담아서 눈을 즐겁게 해주죠.


셋째, 선이 좋아요. 선이 우리나라 여러 산의 선과 비슷하지요. 우리나라 산의 선은 삐죽하지 않아요. 둥글둥글하지요.


옷의 쓸모가 좋고, 빛깔이 좋고, 선이 좋으니, 질경이가 인류의 옷이로구나.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특히 질경이는 우리의 전통적인 미학구조를 가졌지만 동시에 인류 전체의 아름다움을 표시하는 전형적인 옷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난 이걸 2002년 공차기세계큰잔치(월드컵)때 확인했어요. 국가대표선수들에게 격려의 연설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질경이 옷을 입었지요. 우리 대표선수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질경이 옷이 멋있다고 다들 그랬습니다.


그러니 질경이 옷을 입는 분들은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인류의 문화, 인류의 예술, 인류의 조형. 갖가지 예술성이 다 갖춰져 있는 옷이 질경이 옷이니까요.


질경이 옷을 어떤 사람들은 개량한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복은 우리말이 아닙니다. 한옥도 잘못된 말이죠. 기와집, 이러면 됩니다. 질경이는 요즘 젊은이들의 감각에 맞도록 발전시킨 것이지 개량한복이 아니예요.


우리옷, 우리 입성이라고 부르면 되고, ‘우리’자도 빼고 질경이라고 하면 됩니다. 외국사람앞에서는 질경이 우리옷, 이러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