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내가느낀질경이] 방훈규님 - 대상

작성자
질경이우리옷
작성일
2019-07-04 09:39
조회
1514


[제4회 내가느낀질경이] 방훈규님 : 대상


생활혁명을 가져온 질경이

의식주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사람은 살아갈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의식주를 위해 모두 각자가 열심히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식생활에 있어서 친환경식품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결국 가공식품이 아닌 자연식품이 우리 건강을 지켜주는 것으로 귀착되고 있습니다. 주거생활에서도 우리 조상들이 이용한 황토 온돌 등 자연제품을 이용한 주택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식생활 주거생활 양식을 바꾸리라 맘먹으며 숨 가쁜 도시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3년 전 여름 어느 날 양천구 목동거리를 가던 저는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 양복정장에 넥타이 까지 메고 있었습니다.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목동 질경이 매장에 장식된 우리 옷에서 품어내는 넉넉함이 보였습니다. 주저 없이 매장 문을 밀치고 들어갔습니다. 거기에는 여느 곳에서 볼 수 없는 천연 염색된 질경이 우리 옷의 자연과 조화된 고귀한 멋이 우아함 속에 진열되어 있었고 역시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질경이 목동점장님의 넉넉한 인정이 스며 있었습니다.

그날부터 나는 질경이 우리옷에 빠져들었고 지금은 마니아가 됐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묻어나서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활동하기에도 이토록 편리한 옷을 외면하고 살았다니, 팔 다리 허리 등 온몸의 경직된 관절이 해방감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마음도 풍성해지고 사소한 행동하나 하나에도 품격이 배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외길 걷는 질경이 ! 우리 옷 만들기를 고집하는 사람들 ! 저들에 의해 우리 의생활에 새로운 혁명이 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짓밟아도 죽지 않고 수레바퀴에 짓밟혀도 죽지 않고 되살아 난다하여 "차전초" 라는 이름이 붙은 이 강산의 토종 풀 질경이, 질경이 우리 옷을 입으면 민족적 자긍심마저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2012. 2. 29

방훈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