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내가느낀질경이] 송정미님

작성자
질경이우리옷
작성일
2019-07-04 08:21
조회
578


[제2회 내가느낀질경이] 송정미님

설날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일이 있어서 쇼핑센터에 갔었다. 아뿔사, 평소 한복을 좋아하던 내가 질경이 매장을 지나치게 되었다니, 고양이 생선가게 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던가, 나는 그만 호기심이 발동하여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매장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관심과 기대를 가득 담고 찬찬히 살피는데 요것조건 따져 물어도 미소를 잃지 않고 상냥하게 자세히 설명해주시는 담당자 분이 인상에 남았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도 질경이 옷에 대한 좋은 인상이 지워지지 않고 눈에 어른거리던 중 문득 한복을 유난히 좋아하셔서 문화 행사에는 늘 한복을 즐겨 입으시던 아버지 모습이 떠올랐다. 마침 설날으 며칠 앞두고 있던 터라 설빔을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칠 겨를도 없이 아버지를 모시고 동생과 함께 매장을 다시 찾았다.

‘혹시 맘에 안드시면 어떡하지?’ 라는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매장 담당자분이 코디해 주시는 옷마다 즐겨 입으시고 ‘옷 참 괜찮네!’ 하시었다. 은근히 기뻐하시는 아버지는 어느새 한복과 목도리 코트까지 전체를 질경이 옷으로 갈아 입으셨다. 나는 한복 한 벌을, 동생은 코트를 설빔으로 선물해 드렸다. 집에 돌아와 어머니 앞에서 다시 한 번 질경이 한복 패션쇼를 하시는 아버지 모습을 보시고 어머니는 ‘한복이 선이 곱고 편안해 보인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세련되어 보인다’ 라는 평을 내리셨다. 돌아와 생각해보니 아버지 패션쇼를 보시면서 좋아하시는 어머니 얼굴일 떠올랐고 말씀은 안 하셨지만 엄마도 입고 싶으셨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각종 경조사 등의 행사가 많으신 분들인데 두 분이서 멋스럽게 입으실 수 있게 질경이 커플을 만들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내친 김에 어머니를 모시고 또 다시 매장을 방문하였다. 어머니 역시 대만족이셨고 나도 선물을 해 드리면서 함께 흡족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부담은 되지만 이참에 내 것도, 남편 것도, 동생 것도 .... 이렇게 해서 한복 여섯 벌, 코트까지 얼떨결에 완전 질경이 가족이 되어 버렸다. 마치 내가 질경이 홍보대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버지는 요즘 외출하실 때면 질경이 옷으로 이것 저것 코디해 입으시는 재미에 푹 빠져 계시다. 마치 질경이 모델이라도 되신 듯 하다. 더구나 보는 사람마다 ‘너무 멋있으세요!’, ‘그 옷 어디서 사셨어요?’ ‘무슨 옷인데 그렇게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가요?’ ‘한복이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어디서 그렇게 좋은 옷을 사셨어요?’ ‘이런 코트 디자인은 처음 봤어요. 한복에 잘 맞네요. 나도 사고 싶은데 어디서 구입할 수 있나요? 엄동설한에 눈 밭에 굴러도 안 춥겠네요. 두루마기보다 멋있네요. 살인미소에다 옷걸이도 멋있으시고 옷까지 끝내주네요. ’라는 인사 받는 재미에 일부러 더 입고 다니신다고 한다. 더욱이 문화원장이신 아버지께서는 평소 장고, 단소, 태평소 등에 관심이 많아서 우리 악기를 배우시며 연주도 하시는 터라 이 질경이 옷은 아버지의 활동에도 적극 도움이 되는 옷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항상 선물을 준비할 때면 고민 고민해서 사 드리고도 신경이 쓰이던 터였는데 이번 선물은 질경이 때문에 대박, 로또 당첨과도 같은 기쁨을 준 만점짜리 선물이 되었다.

질 : 질기고 편안하고 멋있는 것은


경 :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 이만한 옷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고맙다, 질경이! 앞으로 잘 사귀어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