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생, 홍대 미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홍대 산미 대학원에서 의상을 전공했다. 미술동인 ‘두렁’을 만들어 민족미술운동을 시작하고 80년대 20대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질경이우리옷’의 대표로 우리옷의 세계적인 지평을 여는데 전념하고 있다. 

‘한국인이 그려야 할 진정한 그림 하나’를 그리기 위해 1976년 미대에 입한한 이기연은 곧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 의문에 부닥치게 되었고 유형의 문화인 미술의 한계를 넘기 위해 연극, 탈춤, 탱화, 민속화, 풍물, 옛이야기 등의 무형의 문화를 찾고 익히면서, 기존의 통념을 깨고, 진정한 우리문화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몸부림으로 20대와 30대를 보냈다. 

84년에 ‘민족 생활 문화 연구소’를 만들고, 미술동인 ‘두렁’ 창립전시회를 하면서, 화랑을 통한 기존의 유통방식이 아닌, 대중적인 유통방식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만화, 판화, 걸개그림 등을 그리고 달력, 카드, 손수건, 옷 등의 생활용품을 통해 그림을 퍼뜨리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옷의 효과’에 대해 새롭게 눈뜨게 되면서 ‘우리옷입기 운동’을 펼치게 된다. 

그림이 작품으로 존재할 때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예술’이라며 거리감을 느낀다. 헌데 같은 그림이 옷에 들어가 있으면 아주 마음 편히 자기 생각을 얘기한다. 그것이 화가 이기연이 옷을 만들게 된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작품이 화랑에 걸려 있을 때는 소수의 관람자만이 보게되지만, 옷에 박히면 사람을 따라 다니는 ‘움직이는 전시장’이 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옷은 살아있는 생명체에 입혀져 표현하는 첨단의 예술, ‘움직이는 조각’이다. 따라서 예술과 사람이 하나가 된다. 네 번째 ‘옷을 바꿔 입으면 행동과 생각이 바뀐다’. 현대처럼 대중과 예술가가 서로 소외된 시대에 이것은 예술가와 대중이 ‘서로 밀착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대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 생활 속에서, 손 닿는 곳에 우리 문화가 존재한다면, ‘전통이 현재가 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