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내가느낀질경이] 김인숙님 - 최우수상

작성자
질경이우리옷
작성일
2019-07-04 09:38
조회
588


[제4회 내가느낀질경이] 김인숙님 : 최우수상


인사매장 내가 처음 질경이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질경이라는 친근하고도 익숙한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강원도 어느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난 어렸을 적 논두렁 밭두렁에 지천으로 널린 질경이를 보며 자랐습니다. 어느 여름 날 우연히 쇼윈도에 진열된 투박한 마 소재에 고풍스러운 무채색의 원피스와 저고리를 보는 순간 갑자기 시골 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어렸을 적 할머니 궤짝 구석에 쌓아 두었던 광목 같은 투박한 천으로 할머니는 추석이나 설 명절이 되면 치마나 저고리를 만들어 주시곤 하셨지요. 그땐 왜 그리도 그 옷들이 창피하게 느껴졌었는지…… 갑자기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아쿠아색 마 원피스와 먹보라의 단아한 여름 원피스에 조각저고리를 접하는 순간 그 아름다운 색상과 패브릭에 매료되어 모든 마 원피스를 한자리에서 왕창 샀답니다. 그 후론 퇴근할 때면 인사동의 질경이에 들러 새로 들어온 아이들은 없는지 구경하는 게 나의 가장 즐거운 취미가 되었지요.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타이트한 옷을 입고 앉아서 일을 할 때면 배가 눌려 아프기도 하고 불편했던 차에 가볍고도 편리하고 우아하기까지 한 면, 마 원피스를 매일 다른 색깔로 바꿔가며 애용하게 되었고 어느새 사무실에서는 질경이의 모델로 불리게 되었지요. 외국기관에서 일을 하는 난 아침에 출근을 할 때면 직원 모두들 궁금해 한답니다. 이 친구가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까?, 새로운 디자인의 다른 색상의 옷을 입을 때면 모두들 뷰티플, 원더풀을 외치지요.

질경이의 모든 옷들은 한장 한장 예술적이고 한땀 한땀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그런 기성복이 아니라, 같은 색상 같은 사이즈의 옷이라도 그 크기와 색상이 모두 달라 입어 보기 전에는 절대 그냥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사장님께서 한장 한장 직접 그리셨다는 수묵화의 굵은 마 저고리와 직접 수를 놓아 만든 누비바늘땀수 저고리는 보온성과 편안함은 물론 그 자체가 예술이었습니다. 그 중 나를 가장 매혹시켰던 아이들은 까치호랑이 저고리입니다. 아름다운 색상뿐만 아니라 고급스럽고 정성 들여 놓은 수는 그 자체가 예술 작품이었습니다. 예식장을 가거나 연주회가 있을 때면 늘 까치호랑이 저고리를 입습니다. 주말에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클라리넷과 플루트 레슨을 갈 때도 질경이를 입고 갑니다. 모두들 처음엔 레슨을 받는 수강생이 아니라 의상이 하 특이해서 강사인줄 알았다나 가야금이 더 잘 어울리겠다나 아무튼 질경이로 인해 문화센터의 유명인사가 되었지요. 물론 집에서도 매일 평상복으로 질경이를 입습니다. 계절 따라 달리하는 각양각색의 마 스카프는 우아함을 더해주며, 옛날 아기 기저귀 천에 고운 물을 들여 만들었다는 색색의 쪼글이 목도리는 친근하기 그지없습니다.

질경이는 나의 생활 습관과 행동을 바꿔 주었습니다. 한복을 입은 후로는 우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모든 행동이 바르고 침착해 졌으며, 걸음걸이도 바른 자세로 반듯해졌으며, 말을 할 때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게 됩니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내 자신을 수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남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니 상대방 역시 예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뜻하지 않게 질경이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바른 생활 습관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마인드 컨트롤에 예술적이기까지 하니 내 자신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는 느낌입니다.

내가 예뻐하는 모든 아이들을 다 보여 드릴 수는 없지만, 요즘 내가 즐겨 입는 옷들을 몇 장 올려 봅니다. 기회가 되면 여름의 아름다운 면, 마 소재의 작품들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남편은 출근복으로는 안 입지만 명절 때나 기분 좋은 주말이면 가끔 입는 정도입니다.

질경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매번 들러도 항상 친절하게 웃으며 맞아주시고 저의 코디(?)를 자청하신 인사동 장혜경 선생님과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김인숙